쿠우쿠우 골드 구로점, 낯선 길 위에서 발견한 온기의 조각들
🥹쿠우쿠우 골드 구로점, 낯선 길 위에서 발견한 온기의 조각들
솔직히 고백하자면, 나는 '뷔페'라는 단어에 마음의 빗장을 걸어두는 사람이었다. 양으로 승부하는 식사의 세계는, 섬세한 미각의 지도를 그려나가는 나의 여정과 늘 어긋난다고 믿어왔기 때문이다. 그것은 하나의 편견이었고, 견고한 성벽이었다.
잿빛 도시를 가로질러, 따스한 빛을 향해
최근 장모님께서 구로 고려대학병원에 입원하셨다. 걱정의 무게가 안개처럼 내려앉은 날들이었다. 보고 싶어 하시는 둘째 아이의 손을 잡고, 아내와 나는 익숙한 서초의 풍경을 뒤로한 채 낯선 구로로 향했다. 병실 창가에 잠시 머물다 간 오후의 햇살처럼, 가족이 함께한 시간은 짧지만 따뜻했다. 병원을 나서는 길, 무거워진 마음에 아내가 작은 등불 하나를 켰다.
"이 근처에 '쿠우쿠우 골드'라고, 정말 괜찮은 초밥 뷔페가 있대. 오늘 같은 날, 맛있는 거 먹고 기운 내자."
그 제안은 마른 땅에 스며드는 단비 같았다. '쿠우쿠우'라는 이름은 들어보았지만, 내가 사는 동네에는 무한리필이라는 개념 자체가 희귀한 풍경이라 늘 먼 나라 이야기처럼 들렸다. 하물며 '골드'라는 왕관을 쓴 이름이라니. 호기심이라는 작은 바람이 마음의 돛을 부풀렸다.
백색의 공간, 빛으로 채워진 첫인상
차로 10분 남짓 달려 도착한 2001아울렛 건물 7층.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는 순간, 나는 예상을 배반하는 풍경과 마주했다. 이른 시간임에도 공간은 활기라는 온기로 가득 차 있었고, 무엇보다 눈을 사로잡은 것은 순백의 인테리어였다. 어둡고 묵직한 톤의 여느 뷔페와 달리, 이곳은 빛을 한껏 머금은 조개껍데기 속처럼 밝고 환했다. 테이블들은 서로에게 충분한 숨 쉴 공간을 내어주며 넉넉하게 자리했고, 그 여백 덕분에 마음마저 편안해졌다.
일반 매장보다 조금 높은 가격대는, 프리미엄 메뉴라는 약속과 함께 다가왔다. 민물장어, 암꽃게장, 연어 통구이… 이름만 들어도 설레는 단어들이 메뉴판 위에서 반짝였다. 우리는 평일 저녁의 여유를 선택했고, 친절한 직원의 안내를 받아 창가 자리에 앉았다.
편견의 성벽이 무너지는 순간, 장어 초밥이라는 파도
나의 굳건했던 편견은 첫 접시 위에서 산산이 부서졌다. 그것은 마치 오랜 가뭄 끝에 만난 폭우와도 같은 충격이었다.
뷔페 음식은 그저 그렇다는 나의 오랜 믿음은, 이곳에서 길을 잃었다. 모든 음식이 저마다의 색과 맛을 선명하게 주장하고 있었다. 샐러드의 채소는 아침 이슬을 머금은 듯 싱그러웠고, 튀김은 바삭이는 소리까지 맛있었다. 하지만 그 모든 찬란함 속에서 나를 사로잡은 단 하나의 존재가 있었다.
바로 장어 초밥이었다.
그것은 단순한 초밥이 아니었다. 윤기가 흐르는 검붉은 빛깔의 장어는, 입안에 넣는 순간 부드러운 밤의 장막처럼 혀를 감쌌다. 비린 맛이라는 그림자조차 없이, 오직 고소하고 달콤한 감칠맛이 파도처럼 밀려왔다. 나는 홀린 듯 다시 장어 초밥 앞으로 걸어갔다. 한 점, 그리고 또 한 점. 접시 위에는 다른 보석 같은 초밥들을 제치고 오직 장어만이 쌓여갔다. 그것은 굶주림을 채우는 행위를 넘어, 미식의 기쁨이라는 순수한 감정에 온전히 탐닉하는 의식과도 같았다.
미식의 항해, 그 끝에서 만난 여운
초밥의 바다에서 한참을 헤엄친 후, 나는 다른 섬들을 탐험하기 시작했다. 지글거리는 소리와 함께 고소한 향기를 피워 올리는 '셀프 그릴 존'은 또 다른 신세계였다. 소고기와 관자, 껍데기를 직접 구워 먹는 즐거움은 식사에 생동감을 더했다. 비록 장어 초밥의 여운에 취해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한 것이 작은 아쉬움으로 남을 뿐이다.
음료 코너의 다채로움과 달콤한 케이크가 기다리는 디저트의 항구까지, 모든 여정은 만족스러웠다. 와인과 맥주가 무제한이라는 유혹도 있었지만, 다시 운전대를 잡아야 하는 나는 눈으로만 그 축배를 즐겼다.
식사를 마치고 레스토랑을 나서는 길. 나는 더 이상 뷔페에 빗장을 건 사람이 아니었다. 오히려 그곳에서 예상치 못한 위로와 기쁨을 발견한 여행자가 되었다. 장모님에 대한 걱정으로 시작된 하루가, 아내의 따뜻한 제안 덕분에 맛있는 기억이라는 온기로 마무리되었다. 이곳은 단순히 배를 채우는 공간이 아니라, 마음을 채우는 공간이었다. 재방문 의사를 묻는다면, 나는 망설임 없이 답할 것이다.
나의 미식 지도에 새로운 별 하나가 떠올랐으니, 나는 분명 저 빛을 따라 다시 이곳으로 항해를 시작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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